• [건강칼럼] 여름의 끝자락, 아침에 일어나기가 유독 힘든 이유

    • 9월이 되면 진료실에서 꾸준히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원장님, 요즘 아침에 일어나는 게 유독 힘들어요. 여름 내내 잘만 일어나던 사람인데,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나이가 들기 시작한 걸까요?”

      나이를 탓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같은 이야기가 3월에도 들린다는 사실입니다. 겨울이 끝나갈 때도, 여름이 끝나갈 때도 — 계절이 바뀌는 무렵에는 아침 기상이 힘들다는 호소가 유독 늘어납니다. 나이의 문제라기보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의 공통된 특징일 가능성이 큽니다.

      ▲ 몸은 아직 '여름 모드'입니다
      여름 두세 달 동안 몸은 더위에 맞춘 환경 적응을 이어 왔습니다. 밤 기온과 습도, 해가 뜨고 지는 시각, 낮의 활동 패턴에 이르기까지 그에 어울리는 리듬을 만들어 온 것입니다.

      그런데 여름의 끝자락, 조건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낮에는 여전히 덥지만 아침저녁은 선선해지고, 해는 일찍 지고 밤이 조금씩 길어집니다. 낮과 밤의 온도차가 커질수록 몸은 지금의 리듬이 더는 어울리지 않는 새로운 환경에 놓입니다.

      문제는 리듬이 하루 만에 바뀌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잠과 깨어 있음, 체온, 호르몬 분비의 리듬이 새 환경에 맞춰지려면 며칠에서 몇 주의 재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시차가 큰 여행 뒤 며칠간 몸이 리듬을 잡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다만 우리는 시차 적응은 여행에서만 겪는다고 생각하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비슷한 일이 몸 안에서 벌어진다는 생각은 잘 하지 못합니다.

      저는 환절기 무기력의 원인을 밤사이 생체 리듬을 맞추는 데 에너지가 과도하게 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정작 낮에 사용할 힘이 부족해지는 셈인데, 이는 새로운 환경에 몸을 맞추어 가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우리 몸의 '균형회복력'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환절기에 유독 피로감을 느끼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계절의 길목마다 몸이 덜컥거리는 현상은 예로부터 누구나 겪어온 일이며, 한의학에서도 일찍이 이 시기를 '새로운 기운에 몸을 적응시켜야 하는 때'로 중요하게 여겨 왔습니다.

      다만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이를 병으로 오해할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피로를 계절 탓으로 돌릴 일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 환절기 몸의 균형회복을 돕는 네 가지
      몸의 리듬은 스스로 맞춰지지만, 돕는 방법이 있습니다. 핵심은 '빛, 시간, 온도'입니다. 여기에 잠을 지키는 습관 하나를 더해 네 가지를 소개합니다.

      △ 첫째, 아침 햇빛을 10~30분 쬐세요. 몸의 시계는 빛으로 맞춥니다. 기상 직후 커튼을 열고, 가능하다면 바깥의 빛을 봅니다.

      △ 둘째, 일어나는 시각을 고정하세요. 주말에도 평일 기상 시각에서 1시간 이내로. 재조정 중에는 정시 기상이 몸에 주는 가장 확실한 신호입니다.

      △ 셋째, 아침에는 미지근한 물 한 잔입니다.아침에 찬물 한 잔을 마시는 습관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환절기 아침에는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몸의 항상성을 지키는 데 더 무리가 없습니다. 미지근한 물 한 잔은 잠들어 있던 위장과 순환을 천천히 깨우고, 밤사이 재조정된 체온 리듬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 넷째, 커피는 점심 무렵까지로. 늦은 오후의 카페인은 밤잠의 질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렇게 얕아진 잠은 다음 날 아침을 더 무겁게 만듭니다.

      이 네 가지는 특별한 운동이나 영양제가 아닙니다. 이미 여러분이 알고 있는 일상의 작은 습관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 작은 습관이 반복되면, 계절의 변화 속에서도 몸의 균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이런 경우에는 진료가 먼저입니다
      환절기 피로는 보통 몇 주 안에 풀립니다. 그러나 다음에 해당하면 계절 탓으로만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낮의 피로가 2~3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질 때
      △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다가 숨이 막히는 느낌이 있을 때
      △ 추위를 유독 잘 타거나 체중 변화·두근거림이 함께 있을 때(갑상선·빈혈 등의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우울감이나 불안이 2주 이상 이어질 때

      이런 경우에는 내과·가정의학과 등에서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자기관리 이전에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건강 관리의 시작입니다.

      여름의 끝자락, 아침이 무겁다면 몸이 게으른 것이 아닙니다. 몸의 센서이자 파수꾼인 '균형회복력'이 새로운 계절에 맞춰 리듬을 재구성하고 있는 중일 가능성이 큽니다. 맞추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 며칠만 조금 더 몸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인천의 진료실에서, 한의학박사 김양호

      본 칼럼은 일반적 건강 교양이며, 개별 진단·치료는 의료기관 진료를 통해 받으시기 바랍니다.
    Copyrights ⓒ 한식일보 & www.hansik.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메일보내기 l 스크랩하기
많이본기사
한식일보로고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청소년보호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RSS | top

회사명 : 한국식문화개발원 | 주소 : 인천광역시 남동구 선수촌공원로23번길 6-21 301호 | 대표전화 : 032-461-3683
제호 : 한식일보 | 등록번호 : 인천 아01871 | 등록일 2025.02.13 | 발행인 : 박상혜 | 편집인 : 인광환 | 이메일 : news@hansik.tv

한식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5 한식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ansikilbo@gam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