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프랑스 명장 요리사 협회(MCF) 소속 셰프들은 서울에서 열린 MCF 세계총회를 시작으로 전남의 전통 식문화 현장과 경남의 수산물 산지까지 직접 찾으며, 한국 미식의 철학과 식재료 경쟁력을 함께 체험하는 일정으로 이어졌다. 이번 방한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계기로 추진됐으며, 한국 식문화가 세계 미식 네트워크와 본격적으로 접점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서울에서 열린 제70회 MCF 세계총회는 아시아 최초 개최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총회에는 11개국 200명의 프랑스 명장 요리사와 미식 전문가가 참여했으며, 행사장에서는 ‘제1회 한국 프리미엄 식재료 국제 선발 대회’와 K-수산식품 홍보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됐다. 해양수산부는 22개사 50개 제품을 선보였고, 우수 제품은 유럽 현지 호텔·레스토랑·백화점 진출 기회를 얻게 되는 등 실제 수출 연계 가능성도 확인됐다.
총회 이후 셰프들은 전남으로 이동해 남도 음식문화와 식재료를 체험했다. 장성 백양사에서는 정관 스님의 사찰음식을 통해 한국 음식의 자연주의 철학을 접했고, 담양에서는 기순도 명인의 전통 장 문화를 체험했다. 나주에서는 안유성 명장이 백간장을 선물하며 한·불 미식 교류의 상징적 장면을 만들었고, 종가음식과 사찰음식, 나주배·미나리·쌀 가공식품 등이 함께 소개됐다. 한식의 세계화가 결국 지역 식재료와 문화적 서사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보여준 일정이었다.
완도와 강진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완도에서는 전복 양식장 팸투어를 통해 생산부터 품질관리, 조리 적합성까지 현장 검증이 이뤄졌고, 이를 바탕으로 120만 달러 규모의 전복 수출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강진에서는 백운동 원림, 다도체험, 한정식, 민화와 청자 문화가 함께 소개되며 식재료와 전통문화가 결합된 지역 미식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방한 일정의 마지막에는 MCF 셰프 180여 명이 통영·거제의 굴 생산현장을 찾았다. 경남도는 이번 방문을 통해 굴의 생산 환경과 품질 경쟁력을 직접 소개했고, 한국산 굴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서울 총회, 남도 미식 체험, 경남 산지 방문으로 이어진 이번 3월 투어는 한국이 이제 한식 메뉴만이 아니라 철학, 식재료, 산지 경쟁력까지 함께 제안하는 미식 국가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 현장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