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인천섬, 이제 '맛'이라는 소프트웨어로 세계와 연결하자
    • 오승한 인천광역시 시정혁신단 복지문화분과 위원장
      오승한 (인천광역시 시정혁신단 복지문화분과 위원장)

      한식일보로부터 '인천 섬 미식투어 활성화 방안'에 대한 기고를 부탁받고 자료를 정리하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인천시가 2월 24일 192개로 흩어져 있던 인천의 섬들을 하나로 묶는 통합브랜드 '인천섬(슬로건: 내 앞에 인천섬)'을 공식 론칭하고, 복잡한 뱃길을 지하철 노선도처럼 직관적으로 정리한 '인천섬 노선도'를 공개한 것이다. 시정혁신단 위원으로서 이는 매우 반가운 성과다.

      i-바다패스가 버스 요금 수준(1,500원)으로 섬 접근의 경제적·심리적 장벽을 낮췄다면, 이번 통합브랜드와 노선도는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안내 시스템이다. 덕적도 진리항 선착장 게이트 정비, 덕적도바다역 간판 개선 등 시범사업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인천 섬 관광의 하드웨어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졌다.

        인천섬 노선도 사진 인천시 제공
      [ 인천섬 노선도 사진, 인천시 제공 ]

      [ 인천섬 통합 브랜드 디자인, 인천시 제공 ]

      ▲하드웨어는 완성됐다, 이제 소프트웨어다
      하지만 아무리 세련된 브랜드와 편리한 교통망을 갖춰도, 섬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을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 경관을 보고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1차원적 관광으로는, 급증하는 방문객을 '체험경제'의 고객으로 전환할 수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천연구원이 제시한 두 보고서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황희정·성민정 연구위원이 발표한 『K-푸드 투어리즘 기반의 인천 체험경제 육성 방향』(2025)과 『인천 환승관광 활성화 전략』(2024)은 "인천은 단순히 지나가는 도시가 아니라, 머물고 체험하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연간 720만 명에 달하는 인천공항 환승객 중 단 0.7%만이 인천을 방문한다는 통계다. 이는 뼈아픈 현실이자 동시에 무한한 기회다. 그 돌파구는 바로 인천섬에 있다. 이미 완성된 i-바다패스와 인천섬 통합브랜드라는 하드웨어 위에, 인천연구원이 제시한 전략적 틀을 섬으로 확장한다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미식관광 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다음 세 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인천섬 통합 브랜드 디자인 인천시 제공
      [ 인천섬 통합 브랜드 디자인, 인천시 제공 ]

      1. 'Farm to Door'를 'Sea to Door'로 확장, 인천섬 미식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천연구원이 제안한 강화권 중심의 '팜 투 도어(Farm to Door)' 전략을 인천의 섬 특성에 맞게 '씨 투 도어(Sea to Door)' 전략으로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갓 잡은 해산물이 어민의 손을 거쳐 관광객의 식탁에 오르는 전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하고, 맛보는 구조다.

      새롭게 디자인된 덕적도 선착장에 내린 관광객이 단순히 바다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고 지역 어민과 함께 전통 방식으로 해산물을 요리해 맛보는 '해양 미식 캠퍼스'를 상상해보자.
      섬별 특화 미식 캠퍼스의 구체적 청사진으로는 △백령·대청도는 지질공원 트레킹과 까나리액젓 발효장 견학, 사곶냉면 체험을 묶는다. △덕적·자월도는 선상낚시와 회 손질 클래스, 포구 야간 미식 투어로 특화한다. △영흥·선재도는 갯벌 채취와 쿠킹 클래스를 결합하고, △연평도는 꽃게잡이 시연과 양념 비법 전수를 핵심 콘텐츠로 삼는다.

      2. 환승객을 섬의 새로운 고객으로, 시간대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
      새롭게 공개된 '인천섬 노선도'는 환승관광과 직결되어야 한다. 환승객의 평균 체류시간(6~16시간)에 맞춰 시간대별 '섬 미식 패키지'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3시간 숏 코스는 무의도 호룡곡산과 을왕리 해산물 식사로, △6시간 코스는 영흥도 바지락 채취 및 조리 체험으로 구성한다. △8시간 코스는 공항에서 인천항을 거쳐 덕적도 등 근거리 섬에서 해양 미식을 깊이 있게 체험하는 투어로 구성한다.

      이때 관건은 환승객의 3대 제약요소인 정보 부족, 불안감, 불편함을 시스템적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시간 안에 돌아올 수 있다는 '안심 구조'와 모든 과정이 '원스톱 디지털'로 해결되는 시스템이 필수다. 인천시가 예고한 모바일 앱에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통합 예약·결제 시스템과 다국어 AI 가이드 기능이 반드시 탑재되어야 한다. 노선도를 보고 흥미를 느낀 외국인이 스마트폰 하나로 배표 예매부터 식당 결제까지 완결할 수 있어야 한다.

      환승관광 보고서에 따르면, 환승관광상품 이용객 중 58%는 공항 내에만 머문다. 공항 밖으로 나온 환승객 중에서도 인천 상품 이용객은 7.7%에 불과하다. 섬 미식 투어를 명확한 콘텐츠로 제시한다면, 서울(27.8%)로 향하는 환승객의 상당수를 인천섬으로 유인할 수 있다.

      3. 섬 미식의 체계적 정리와 통합 거버넌스 구축
      인천의 섬들은 각기 고유한 미식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백령도의 까나리액젓과 사곶냉면, 덕적도의 민어회, 영흥도의 바지락, 연평도의 꽃게는 모두 인천 해양 미식의 상징이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개별 아이템으로만 인식될 뿐, '인천섬 미식'이라는 통합 브랜드 안에서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섬마다 고유의 미식 스토리를 발굴하고, 이를 체험형 콘텐츠로 전환하며, 글로벌 인증(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 미슐랭 가이드 등)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섬 미식의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단순히 "맛있는 해산물"이 아니라, "조업하는 어부의 손길", "세대를 이어온 조리법", "섬사람들의 삶"이 담긴 미식 체험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것이 바로 ‘체험형 미식투어리즘'의 본질이다.

      다행히 추진 기반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2023년부터 운영 중인 '인천 국제허브 연계관광 활성화 실무협의체'(인천시, 인천관광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8개 기관)에 옹진군, 섬 주민 대표, 어업인 단체를 추가 참여시켜 '인천 섬·바다·공항 연계 협의체'로 확대 개편하자.

      임철희 인천시 창의도시지원단장은 "인천섬 통합브랜드는 섬을 인천의 미래 자산으로 재정립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인천시는 i-바다패스와 인천섬 노선도, 통합브랜드를 통해 바다 위 대중교통망과 훌륭한 무대를 완성했다.

      이제 이 무대 위에 인천섬 미식투어라는 매력적인 스토리를 올리고, 인천공항의 연간 720만 환승객이라는 세계적인 관객을 초대할 차례다. 디자인된 섬에 미식 체험을 입히고, 계획 중인 디지털 인프라에 실질적인 편의 기능을 더할 때, 인천섬은 예쁜 지도 속에 머무는 곳이 아니라 '세계가 찾아와 먹고 즐기는 미식의 성지'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다.

      하드웨어는 완성됐다. 이제 소프트웨어를 채울 시간이다. 그 답은 바로 '인천섬 미식 투어리즘'에 있다.

      [ 글 작성. 오승한 (인천광역시 시정혁신단 복지문화분과 위원장) ]

      ▲ 오 승한 ( 시민단체 대표 )
      비영리단체 인천주니어클럽 대표
      (사)한중문화협회 인천광역시지회 회장
      現 인천광역시 시정혁신단 복지문화분화 위원장
      現 인천광역시교육청 교육감 국제교류 특별보좌관
      現 인천광역시교육청 지방교육재정공시심의위원회 위원장
      現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
      現 (사)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감사
      現 (사)바르게살기운동 인천광역시협의회대외협력위원장
      現 재단법인 새얼문화재단 운영위원

      ※ 외부 기고는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제함을 알려드립니다.
    Copyrights ⓒ 한식일보 & www.hansik.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메일보내기 l 스크랩하기
많이본기사
한식일보로고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청소년보호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RSS | top

회사명 : 한국식문화개발원 | 주소 : 인천광역시 남동구 선수촌공원로23번길 6-21 301호 | 대표전화 : 032-461-3683
제호 : 한식일보 | 등록번호 : 인천 아01871 | 등록일 2025.02.13 | 발행인 : 박상혜 | 편집인 : 인광환 | 이메일 : news@hansik.tv

한식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5 한식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ansikilbo@gam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