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됐습니다!"
대만 '사랑의 빛 공익 협회(愛之光公益協會)' 소속 시각장애인 바리스타가 국제 대회 무대에서 외치자, 심사위원의 초시계가 눌러지고 장내는 숨을 죽였다. 타이중시에서 온 이들 선수단은 'KWFC 코리아 월드 푸드 챔피언십'에서 정교한 핸드드립과 창의적인 커피 기술을 선보이며 4개 부문 금메달을 석권했다.
이번 대회는 총 2,800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해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시각장애인 선수들에게는 낯선 환경과 다른 기물, 시간 압박 등 모든 과정이 도전이었다.
이들은 단 15분 만에 핸드드립 커피 2잔과 창작 커피 2잔을 완성하며 놀라운 안정감과 호흡을 과시했다. 심사위원들은 이들의 작품에 놀라움을 표하며 휴대전화로 연신 사진을 찍었고, 일부는 통역을 통해 "이 원두를 꼭 맛보고 싶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사랑의 빛 공익 협회' 측은 이번 수상이 단순한 성적을 넘어 '포용과 평등'에 대한 국제적 대화의 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협회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은 단순히 보살핌의 대상이 아니라, 전문성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인이 될 수 있다"며 "이번 금메달은 대만에서 온 하나의 빛"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회를 마친 선수단이 늦은 밤 타이완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하자,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타이중시 공상발전투자책진회(工商發展投資策進會)의 황우산(黃于珊) 총간사가 꽃다발과 환영 피켓을 들고 이들을 맞이했다.
새벽 2시의 고요한 공항에서 선수단을 맞이한 황 총간사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이번 여정의 자원 조달과 행정 지원을 도운 막후 조력자 중 한 명이다.
황 총간사는 "선수들이 국기를 높이 드는 순간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며 "지난 두 달간 거의 쉬지도 못하고 훈련한 것을 알기에 이 성과가 더욱 값지다. 그들은 꿈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행동으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협회 측은 이번 4관왕 달성이 대만에 금메달을 안긴 것뿐만 아니라, "시각장애는 한계가 아닌 또 다른 가능성"이라는 점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